
혼자 여행을 떠나기 좋은 일본의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 바로 히로시마다. 도쿄나 오사카보다 한적하고, 사람들의 친절함이 느껴지는 소도시의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오노미치, 미야지마, 구레는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유명하다. 이 글에서는 숙소, 맛집, 그리고 지역 문화 중심으로 세 도시의 매력을 깊이 있게 살펴본다.
오노미치 – 언덕과 고양이의 도시
히로시마현의 작은 항구도시 오노미치는 혼자 여행객에게 최적의 감성 도시다. 골목마다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언덕길을 오르면 세토내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오노미치는 ‘오노미치 사카노마치’로 불릴 만큼 언덕이 많지만, 바로 그 오르내림이 도시를 느끼는 재미를 더한다. 추천 숙소는 미니멀한 감성의 게스트하우스 ‘안코 호스텔’과 전통 가옥을 리모델링한 ‘오노미치 유스호스텔’이다. 맛집으로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오노미치 라멘 이치반가이’가 유명하다. 맑은 간장 국물에 중화면이 어우러져, 혼자서도 부담 없이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다. 문화적으로는 ‘오노미치 영화박물관’과 ‘고양이의 골목길’이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일본식 감성과 소도시의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혼자 카메라를 들고 천천히 걷다 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명상처럼 느껴지는 도시다.
미야지마 – 혼자서도 평온한 신사 섬 여행
히로시마에서 전철과 배로 약 40분이면 도착하는 미야지마는 일본 3대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이쓰쿠시마 신사가 있는 섬이다. 혼자 여행하기에도 안전하고 조용하며, 자연과 전통이 조화를 이룬 공간이다. 숙소로는 ‘사쿠라야 료칸’이 인기가 많으며, 해안가에 위치해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혼자라도 식사 걱정이 없는 ‘모미지야’나 ‘야마기야’에서는 굴 요리와 붕장어 덮밥 같은 지역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섬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도 역사와 예술을 체험할 수 있다. 사슴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풍경, 붉은 도리이 문을 배경으로 한 사진 한 장, 그리고 고요한 바닷바람이 어우러지면 혼자서도 전혀 외롭지 않은 여행이 된다. 미야지마는 소리보다 침묵이 더 많은 도시로, 혼자만의 시간을 진정으로 누릴 수 있는 완벽한 장소다.
구레 – 바다와 산업의 조화를 느끼는 도시
히로시마 남쪽에 위치한 구레시는 바다의 도시이자 군항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이곳은 과거 일본 해군의 중심지였으나, 지금은 평화의 도시로 재탄생했다. 혼자 여행객이라면 ‘야마토 박물관’부터 들러보길 추천한다. 실제 전함 야마토의 모형과 해양기술 전시를 통해 일본의 산업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숙소는 항구 근처의 ‘구레 베이 호텔’이나 합리적인 가격의 ‘호텔 크레인’이 좋다. 저녁에는 ‘구레 라멘’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기름기 없는 담백한 국물과 부드러운 면발이 특징이며, 혼자서도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문화적으로는 구레 항구 산책로나 ‘히로타 신사’를 걸으며, 일본 소도시 특유의 차분함을 느낄 수 있다. 현대적인 건물과 오래된 조선소가 공존하는 풍경은 히로시마 지역에서도 독특하다. 구레는 화려하지 않지만, 혼자서 깊이 있게 머무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힌다.
히로시마는 단순한 대도시가 아니라,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소도시들이 모여 완성되는 지역이다. 오노미치는 감성과 예술, 미야지마는 자연과 전통, 구레는 역사와 평화를 품고 있다. 혼자 여행을 떠난다면 이 세 도시를 천천히 둘러보며 자신만의 속도로 하루를 보내보자. 그곳에서는 ‘혼자’라는 단어가 외로움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로움이 된다.